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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천왕성의 이상한 기울어짐

by 축겜탐구 2020.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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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으로부터 일곱 번째 행성인 천왕성은 극도로 기울어진 자전축을 갖는데, 이 때문에 태양계에서 가장 이상한 계절적 특징을 보입니다. 보이저 2호가 근접비행을 한 뒤로 25년이 지난 지금도 천문학자들은 천왕성의 고요한 날씨와 그 이상한 기울어짐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략 토성의 두 배 거리에 있는 천왕성은 1781년 독일 태생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그 후 2백 년 동안 천왕성은 신비롭고 이해하기 어려운 채로 남아있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그 지름을 지구의 5배 정도로 추정했으며, 1930년대에 분광 관측을 통해서 그 대기에 메탄이 존재함을 확인했지만, 가장 큰 망원경으로도 관측해도 그 행성은 옅은 청록색 방울로만 보였습니다.

 

천왕성에 뭔가 기묘한 것이 있다는 유일한 단서는 그 위성들의 움직임으로부터 나왔는데, 그중 첫 번째 위성은 1787년 허셜이 발견했습니다. 위성들은 행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궤도 평면에 대해서 급격히 기울어진 궤도를 공전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대부분의 위성은 그 모 행성의 적도 위를 공전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것은 천왕성 자신이 다른 어떤 행성보다 훨씬 더 가파른 각도로 기울어져 있음을 의미했습니다.

 

새로운 모습

이러한 의심은 마침내 1977년 천문학자 제임스 엘리엇, 에드워드 던햄 그리고 더글러스 밍크가 천왕성의 고리들을 발견하면서 입증됐습니다.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의 카이퍼 에어본 천문대를 이용하여 천왕성이 멀리 있는 어떤 별 앞으로 지나갈 떄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엄폐를 관측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은 주된 식 현상의 전후에 별빛이 연속적으로 가려지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별이 고리들의 뒤로 지나갈 때 나타나는 현상이었습니다.

 

행성 주위의 고리 평면은 천왕성의 축이 98도나 기울어져 있음을 밝혀 줬습니다. 이 기울어짐은 천왕성의 계절에 특이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천왕성의 자전 주기 때문에 극점들은 42년의 낮과 42년의 밤을 경험하는 반면, 적도 지역은 긴 주기의 황혼기와 상대적으로 평범한 낮-밤 주기가 번갈아 나타납니다. 

 

기울어진 축과 고리의 존재가 발견됐지만, 천왕성 자체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특징이 없어 보였습니다. 천문학자들은 1986년 보이저 2호가 근접비행을 하는 동안 무언가 발견해 주길 열망했습니다. 그러나 천왕성은 토성과 목성의 아름다운 구름띠도 찾아볼 수 없는, 옅은 청록색의 매우 단조로운 행성이었습니다. 당시 남반구가 태양광으로 가득 차 있었던 천왕성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남극 위에 존재하는 밝은 영역과 적도 주위의 어두운 띠였습니다.

 

그러나 특징이 없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측정된 바에 의하면, 천왕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차가운 행성입니다. 이로부터 천왕성의 날씨가 고요한 이유는 천왕성이 태양으로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1989년 보이저호가 활동적이고 폭풍이 휘몰아치는 해왕성의 사진을 전송해 온 뒤로 이러한 생각은 폐기되어야만 했습니다.

 

아마도 그 차이는 행성 내부의 에너지원,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러한 에너지원이 없음에서 기인할 것입니다. 목성, 토성, 해왕성은 모두 태양으로부터 받은 것보다 더 많은 내부 열을 생산하는 반면, 천왕성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며, 아마도 그 이유는 축의 기울어짐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1990년대 중반 이후 기술의 향상으로 지구에서 천왕성과 그 이웃들 행성들의 자세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게 되면서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봄이 시작되자 밝은 구름이 남반구 중위도 지역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북반구가 태양광 안으로 들어감에 따라 띠들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2006년경 천왕성이 분점에 접근하자 천문학자들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사용하여 적도의 북쪽에서 어두운 점을 확인했는데, 이는 해왕성의 어두운 점과 유사해 보였습니다. 천왕성의 기후는 지점과 분점 사이에서 극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마도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어떻게 천왕성이 그렇게 극도로 기울어진 축윽 가지게 되었는가 하는 것일 겁니다. 고리들과 위성들이 현재의 적도 주위에 깔끔하게 정렬돼 있으므로 어떤 일이 일어났던지 간에 그 일은 행성의 역사 초기에 발생했음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2009년 프랑스 파리 천문대의 천문학자 그웨나엘 보위와 자크라스카는 천왕성의 질량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어떤 거대한 위성이 2백만 년에 걸쳐 천왕성의 축을 잡아당겼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이 거대한 위성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사라졌는가입니다.

 

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설명은 행성 간 충돌인데, 금성과 지구의 역사 초기에 그들의 모양을 만드는 데 이바지했던 것과 유사한 행성 간 충돌이 훨씬 더 대규모로 일어났으며, 아마도 이 충돌에 지구의 5배에 해당하는 질량을 가진 천체가 관여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이론도 문제점은 있습니다. 2011년 프랑스 코트다쥐르 천문대의 알레산드로 모비델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젊은 천왕성 체계가 오늘날 우리가 보는 고리들과 위성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초기의 충돌로부터 회복되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는데, 이 이론에 따르면 현재의 모습과 한 가지 다른 점은, 단일 충돌 시나리오에서는 위성들이 결국 행성의 회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모비델리 팀은 잇따른 소규모 충돌이 순행하는 위성이 되게 했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 역시 보여주었습니다.

 

이렇든 수많은 추돌이 천왕성의 축을 쓰러뜨린 것일까요?  그런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다시 태양계 외부에 거대한 떠돌이 행성들이 존재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또 다른 대안은 천왕성의 축은 토성과 해왕성과의 연속적인 근접 접촉으로 인해 끌어당겨졌다는 것인데, 이것은 태양계 역사 초기에 있었던 행성 이동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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