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오르는 방탄소년단 BTS, 그래미 어워즈 수상 실현될까

 

 

 

 

 

방탄소년단 그래미 어워즈 후보 이어 무대까지

좁은 그래미 문 뚫고 오르는 '꿈의 무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 여부도 관심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등과 경합

꿈의 무대 오르는 방탄소년단 BTS, 그래미 어워즈 수상 실현될까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까요, 전 세계에서 다이너마이트급 위상을 떨치고 있는 이들이 한국 대중 음악계는 물론, 그래미 역사에도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제 63회 그래미 어워즈'가 오는 15일(한국시간) 개최됩니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의 여파로 멀티 스테이지 무관중 쇼로 진행됩니다.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간 조수미, 황병준 등 클레식 및 국악 관계자가 그래미 어워드 후보로 지명되거나 수상한 적은 있지만 대중음악 가수가 노미네이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시아 가수가 해당 부문에 오른 것 역시 최초입니다.

 

말하는대로 이뤄낸 BTS, 남은 건 그래미

그래미 어워즈는 전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에서 주최하는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영화의 아카데미상과 비견됩니다.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그래미 어워즈는 방탄소년단에게 유일하게 남은 넘지 못한 벽이기도 했습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각각 4년 연속, 3년 연속 수상한 방탄소년단이지만 그래미 어워즈만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백인 중심적이고 보수적인 경향으로 지적을 받아오던 그래미는 흑인 및 비영어권 가수들에게 인색했습니다. 방탄소년단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2019년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수록된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로 숱한 기록을 세웠지만 '제 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단 한 개의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당시 그래미 어워즈는 거센 비판 여론에 부딪혔습니다. 최근 몇 년간 변화의 조짐을 보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화이트 그래미'라는 오명을 씻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올해 드디어 방탄소년단도 그래미 어워즈에서 쟁쟁한 해외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합을 벌일 수 있게 됐습니다. 멤버들이 줄곧 목표로 꼽아오던 그래미 진출이 현실이 된 것 입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후보 지명 외에도 단독 무대까지 예고된 상태라 더욱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2019년 시상자 참석, 2020년 합동 공연에 이어 이번에는 후보 지명과 단독 공연까지 확실하게 영역의 확장을 이뤄냈습니다. 

 

최초, 최고, 최장.. 이름값 하는 '다이너마이트'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 레이디가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제이 발빈, 두아 리파, 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 퀘이보의 '인텐션스', 테일러 스위프트, 본 이베어의 '엑사일'과 붙었습니다.

 

후보가 전부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곡으로 구성됐습니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강력한 상대로는 '엑사일'과 '레인 온 미'가 꼽힙니다. 엑사일은 올해의 앨범 부문에서도 유력한 수상작으로 꼽히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앨범 '포크로어'에 수록된 곡입니다. 레인 온 미 역시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의 조합으로 큰 인기를 얻었으며, 빌보드 스태프가 꼽은 2020년 최고의 노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기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후 연일 최초,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발매와 동시에 한국 가수 최초로 2주 연속 포함, 통산 세 번의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다이너마이트는 현재까지도 인기가 지속되며 28주 연속 톱 50에 오르는 등 롱런하고 있습니다. '빌보드 글로벌'차트에서는 24주 연속 톱5에 오르며 최장 기록을 자체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최근 9억뷰를 돌파했습니다.

 

다이너마이트의 흥행으로 'Savage Love' 리믹스, 'Life Goes On'까지 세 곡 연속으로 '핫 100' 1위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차트 데뷔와 동시에 1위에 등극하는 '핫 샷' 데뷔를 두 번 이상 한 그룹은 방탄소년단이 유일했습니다.

 

분위기 좋은 '그래미'로 가는 길

"BTS가 불꽃으로 그래미의 밤을 찬란히 밝히는 것을 지켜보자. 그들의 퍼포먼스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제 63회 시상식 공연자 라인업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미국 음악계의 '가장 성대한 밤'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당당히 카디 비, 도자 캣, 빌리 아일리시, 두아 리파, 크리스 마틴, 테일러 스위프트 등과 함께 공연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래미 어워드를 앞두고 글로벌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희소식도 꾸준히 들려오고 있습니다. BTS는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발표한 '2020 글로벌 아티스트 차트'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가수로는 물론, 비영어권 가수로도 최초입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드레이크, 더 위켄드, 빌리 아일리쉬, 에미넴, 포스트 말론, 아리아나 그란데, 쥬스 월드, 저스틴 비버 등 미국, 영국 팝스타들을 모두 제친 결과입니다. 미국 타임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연예인'으로 뽑히기도 했으며, 빌보드가 발표한 '1981~2020년 연도별 최고의 팝스타'에서 2020년을 대표하는 최고의 팝스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래미 어워즈 수상과 관련해 "솔직히 말하자면 실망하는 것이 싫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등 쟁쟁한 팝스타들과 경합해야 해 혼란스러운 기분"이라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긴장되지만 너무 감정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래미 어워즈의 수상자는 아티스트, 작사가, 제작자, 엔지니어 등 전 세계 음악계 종사자로 구성된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됩니다. 팬투표 결과를 반영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차트 성적에 기반을 둔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달리 전문가들의 평가를 통해 선정되기 때문에 결과 또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방탄소년단이 후보 지명에 이어 수상까지 해낸다면 이들의 영향력 뿐만 아니라 음악성 역시 인정받는 것이기에 의미가 더욱 큽니다.

 

BTS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한 고층 건물에서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무대 사전 녹화를 마쳤습니다. 전 세계 음악인들의 '꿈의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을 만날 시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 아시아를 넘어 세계 팝 역사에 남을 새로운 명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