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고원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높은 고원으로,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이 고원을 떠받쳐 온 힘을 궁금해했습니다. 대조적으로 콜로라도고원은 그리 높지도, 넓지도 않지만 이것이 언제, 어떻게 융기되었는지도 과학자들의 주요 관심거리였습니다.
약 200만km2 넓이에 평균 4,500m 이상의 높이를 자랑하는 티베트고원은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넓고 높은 융기 지형입니다. 그 북쪽으로는 정상의 높이가 7,000m가 넘는 아시아에서 가장 긴 쿤룬산맥이 3,000km에 걸쳐 뻗어 있습니다. 서쪽의 카라코람산맥은 정상의 높이가 8,000m가 넘고 남쪽의 히말라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포함해서 높이가 7,000m 이상인 봉우리가 100개가 넘습니다.
이 지역은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가 통치자들의 고립 정책 때문에 19세기 말까지 외부인에게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최초로 이 지역에 도달한 과학자는 러시아 탐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였습니다. 그는 1870년대에 북쪽에서 이 지역으로 접근해 들어갔고, 유럽 지질학자들의 관심을 이곳으로 향하게 했습니다.
지질학적 수수께끼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고원이 그렇게 높이까지 솟았을까요? 이 지역의 지각 구조는 일반적으로 히말라야 같은 지형을 만드는 데 연관된 습곡과 단층 형성 같은 산맥 형성 과정으로 두꺼워진 게 분명히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의문이었습니다. 이 거대한 융기 지형의 근본적인 구조는 수년 동안 지질학적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가 1980년대에 마침내 드러났습니다.
지질학자들은 오랫동안 티베트고원이 1,500만 년 전에 히말라야가 형성될 때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융기되었을 거라고 생각해 왔지만, 최근에 미국과 중국 학자들이 고대 인도양 해저에서 발견한 해양 화석의 연대 측정을 토대로 8년 동안 연구한 끝에 각각의 지역이 각기 다른 시기에 융기되었음을 알아냈습니다.
고원 중심부 퇴적층을 지도화하고 분석해보니 이들이 융기된 환경에서 침식된 뒤 습곡이 되고 4천만 년 된 용암에 덮였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니까 융기는 4천만 년 전보다 더 이 전에 시작된 게 분명하고, 북쪽의 결합된 산맥 지형과 남쪽의 히말라야는 훨씬 나중에 솟아오른 것입니다.
산맥에서 발견된 조그만 해저 유기체들의 화석인 방산충이 4천만 년 전의 것으로 확인되었으니 히말라야는 그때까지 바닷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고원의 구조는 그 기원에 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고원의 구조는 동남동-서북서 축을 따라 늘어나면서 천천히 붕괴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대규모 단층에 의해 결정됩니다.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을 이용한 측정 결과도 고원 내부에 있는 물질이 점점 동쪽으로 이동한 다음 다시 남쪽의 히말라야 동부 끝 주변으로 흐른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아래에서 융기했나
아주 최근에 자기 지전류 탐사라는 지구물루학 영상기법으로 고원 아래 하부 지각에서 대규모의 지각 흐름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조사로 고원 북동부의 평균 두꼐가 60~80km나 되어서 다른 대률 지각의 두 배에 달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지각과 상부 맨틀을 합친 전체 두께는 사실 주변 지역보다 더 얇은 130~160km 였습니다. 한편 지진파 측정으로 암석권 바로 아래에 있는 유동적인 상부 맨틀층은 두 개의 뚜렷하게 구분되는 지역인 150km와 230km 깊이 사이에 있으며 굉장히 두껍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반면 근처의 인도 아대륙은 32~38km 두게의 더 얇은 지각과 190km가량의 두꺼운 암석권, 겨우 60km 두께의 얇은 암류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두께 수치들을 상세하게 분석하자 깊이 20~40km의 하부 지각에서 티베트 고원과 중국 남서부 사이의 잘 만들어진 800km 길이의 통로를 따라 대규모의 물질 흐름이 발생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인도 아대륙이 북쪽으로 움직이고 아시아와의 틈새가 막히면서 지각으로 물이 유입되었습니다. 그 결과 아시아의 하부 지각이 부분 용해되어서 수백만 년의 지질학적 시간 동안 점진적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입니다.
고원 아래에 이 뜨거운 물질은 주변의 하부 지각보다 부력이 강해서 고원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렸을 것입니다. 한편 상부 지각의 암석들은 북쪽으로 움직이는 인도 아대륙에 의해 떨어져 나와 한데 뭉쳐 히말라야가 되었습니다.
콜로라도고원과 그랜드 캐니언
콜로라도고원은 티베트고원에 비하면 규모가 엄청 작지만 상당히 유명합니다. 콜로라도고원이 융기하면서 콜로라도강이 고원을 통해 그랜드 캐니언의 협곡을 1.5km 깊이로 침식시켰기 때문입니다.
융기된 지역의 꼭대기에는 약 8천만 년 전 백악기 말기의 것으로 확인된 해저 광상이 보존되어 있었으나 언제 어떻게 현재의 높이인 해발 2km까지 솟아올랐고 정확히 언제 그랜드 캐니언이 형성되었는지는 아직도 굉장한 논쟁거리입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연구로 고원은 백악기 말에 1km 융기한 것을 시작으로 신생대 초에 산맥이 형성되는 등 복잡한 역사를 갖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지난 3천만 년 동안에는 맨틀 물질의 상승으로 1km 더 융기하며 원생의 그랜드 캐니언을 침식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천만 년 동안 융기의 중심부가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쪽으로 흐르는 콜로라도 강이 그랜드 캐니언을 현재의 깊이까지 깎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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