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룡 중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아마도 거대한 용각류일 것입니다. 가장 큰 공룡들은 물의 부력에 도움을 받지 않고 몸을 지탱하고 식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육상 동물에 관한 생물학적 한계를 확장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의 생물학적 특징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요?
용각류 공룡은 원시 용각류라는 선조로부터 분화되어 쥐라기 후기에 가장 많은 수와 다양성으로 정점에 이르렀고, 백악기 후기까지도 번성했습니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나타나기 시작한 그들은 빠르게 여러 갈래의 혈통으로 진화했으며, 이 시기에 대륙들이 가까이 위치했던 덕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가 번창했습니다.
디플로도쿠스와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멀리까지 퍼져 나갔지만 디크레오사우루스와 티타노사우루스는 곤드와나 남쪽 대륙에만 머물렀습니다. 텐다구루에서 발견된 아프리카 공룡과 미국 서부 모리슨 지층에서 발견된 공룡의 유사성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직접적인 연결이 끊어진 후에도 유럽을 통한 육고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모리슨과 텐다구루의 브라키오사우루스를 비교한 결과 이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유사하지 않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아프리카 브라키오사우루스는 현재 새로운 속인 기라파티탄으로 재명명되었습니다. 그 결과 쥐라기 후기의 이 용각류들은 앞서 전 세계적으로 존재했던 동물상 양쪽 모두의 후손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리와 보행 능력
용각류에는 몸무게가 50톤에 이르는 가장 큰 육상 동물들이 포함됩니다. 기본적으로 네발짐승이었던 이들은 긴 목에 조그만 머리를 가졌고 긴 꼬리로 균형을 잡았습니다. 이들의 몸무게 분포와 다리 구조는 코끼리와는 달랐습니다. 용각류의 뒷다리는 상대적으로 약한 앞발꿈치와 발목, 경직된 발이 있는 앞다리보다 더 육중하고 훨씬 많은 무게를 지탱했습니다.
그 결과 앞다리는 뒷다리보다 동물의 전진 운동에 큰 역할을 담당하지 못해서 용각류의 걸음걸이는 코끼리의 걸음걸이와 굉장히 달랐을 것입니다. 뒷발에 있는 강한 발톱은 전진 동작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겠지만, 최대 속도는 빠르게 걷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평소에는 몸이 위아래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매끄럽고 천천히 시속 3~4km의 속도로 걸었을 것입니다.
자세 문제
용각류의 대단히 긴 목은 이들의 식사 전략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렇게 커다랗게 자라려고 이들은 엄청난 양의 식물을 섭취해야 했을 것이고, 긴 목은 당시 다른 초식 동물이 먹을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양의 식물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었을 것입니다.
목 자세에 관한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 중입니다. 이들이 식사 전략을 완전히 바꾸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초기 브라키오사우루스를 복원한 것을 보면 목이 거의 수직으로 위치하고, 동족 새끼들이나 더 작은 종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것을 피하고자 뒷다리를 대고 몸을 들어 올려 더 높은 나뭇가지의 이파리를 먹습니다.
텐다구루 같은 곳에 여러 종류의 용각류가 살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런 생태 지위 분할은 중요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가능했을까요? 2009년에 영국 포츠머스 대학과 캘리포니아 웨스턴 보건과학 대학 과학자들은 브라키오사우루스와 기라파티탄 같은 거대 용각류의 목 구조와 해부학적 구조를 상세하게 분석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그들은 용각류가 목을 수직으로 들어 올릴 수는 없었고, 대신에 위쪽으로 사선으로 들어 올려서 머리가 지면 위로 겨우 6m 정도만 올라갈 수 있었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경추골의 구조적인 증거 외에도 이 구부정한 자세를 뒷받침하는 생리학적 주장이 더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심장에서 뇌에 이르는 경동맥의 길이가 9.8m입니다. 또 다른 최신 연구에 따르면 386kg 무게에 네 개의 심실을 가진 가상의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17.4l의 피를 뿜어내고 분당 14번 뛴다면, 꼿꼿이 선 머리까지 피를 보내는 데 약 1천 밀리바의 압력으로 피를 밀어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팔다리에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는데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쌓이지 않도록 혈관에 펌프와 밸브 같은 것이 생기거나 피부가 굉장히 두꺼워지는 쪽으로 진화했어야 합니다.
식사와 신진대사
이빨과 턱 구조 역시 식사 전략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이빨이 위턱과 아래턱 가장자리 전체에 빼곡하게 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은 턱을 위아래로 움직여 음식물을 쪼갤 수 있었을 것이고, 이것은 앞니 일부에서 발견한 마모 흔적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용각류가 섭취해야 했던 음식 양은 그들의 신진대사율과 관련된 것이고, 특히 현대 파충류처럼 냉혈 변온 동물이었는지, 아니면 포유류처럼 온혈 정온 동물이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입니다. 이 주제는 격렬한 논쟁거리였습니다. 높은 신진대사율과 온혈 동물 특성은 용각류를 넘어서는 공룡들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변온 동물이라면 큰 파충류와 작은 파충류의 상황은 굉장히 다릅니다. 용각류의 상대적으로 큰 덩치는 포유류에서 볼 수 있는 더 빠른 신진대사와 더 많은 먹이 섭취 없이도 열을 보존하고 체온을 꽤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성질을 거대 항온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큰 동물이 어떻게 비교적 영양분이 적은 식물을, 그것도 조그만 턱과 두개골 탓에 제한적인 양만큼 먹으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최근 한 주장에 따르면 30톤의 온혈 브라키오사우루스는 하루에 34만 4000kcal의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의 소철, 침엽수, 양치식물의 칼로리 수치를 근거로 하면 12시간에서 14시간 정도였을 낮 동안 식물을 360~500kg이나 먹어야 했다는 의미입니다. 분당 1~6번 물어뜯는 속도로 한 번 먹을 때 100~600g의 먹이를 삼켜야 했을 것입니다.
이를 총합하면, 이것은 지속 불가능한 식사 속도였을 것입니다. 냉혈 동물로 거대 항온적 신진대사를 하면 훨씬 적고 실현 가능한 양의 섭취를 필요로 했을 것이므로 식사의 실현 가능성만을 놓고 보면 가장 큰 공룡들은 최소한 거대 항온성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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