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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호주의 극지 공룡

by 축겜탐구 2020.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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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권 내 고위도 지역에 살았던 공룡들을 발견한 것은 이 파충류 일부가 길고 어둡고 추운 겨울 삶에 적응했음을 보여 줍니다. 그들은 이런 적대적인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요?

 

호주에서 발견된 최초의 공룡 화석은 1903년 석탄을 찾던 지질학자 윌리엄 퍼거슨이 빅토리아 동부 연안 케이프 패터슨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케이프 패터슨의 발톱이라고 알려진 이 화석은 거대한 수각류 공룡에게서 나온 5cm의 발가락뼈 하나였습니다

 

당시 호주에서 공룡 유해를 발견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었지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판 구조론을 차츰 이해하고 호주가 중생대 내내 남극권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1960년대가 되어서야 이 화석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따뜻한 기온의 열대 지방에서만 사는 냉혈 동물 파충류가 어떻게 그렇게 먼 남쪽에서 살았을까요?  1979년에 호주 지질학자들은 그 답을 찾고자 빅토리아의 백악기 초기 사암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것은 냉혹한 환경에 대처하는 공룡의 능력에 대해 완전히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공룡만

특히 공룡만이라는 별명이 붙은 고대 강 유역 한 곳에 수많은 화석이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절벽 옆면에 굴을 뚫어야 했기에 화석을 발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1984년 발굴을 시작하고 첫 16일 만에 약 80개의 공룡 뼈를 찾아냈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수천 개의 화석이 더 나왔습니다.

 

비슷한 연대의 또 다른 발굴지가 바닷가 마을 인버로크 근천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현재 발견된 화석은 약 1억 1천만 년 전에 살았던 폐어부터 양서류, 거북이, 포유류와 새에 이릅니다. 초식성 힙실로포돈류가 가장 많고, 코엘루로사우루스류와 오비랍토르류로 추정되는 유골 조각 등 놀랄 만큼 다양한 소형 공룡이 나왔습니다.

 

레아엘리나사우라는 3m 크기의 이족 보행 힙실로포돈류 초식 공룡입니다. 이 공룡의 길고 유연한 꼬리를 보여 주는 두 개의 부분 골격, 커다란 눈구멍과 시엽이 있는 두개골이 나왔습니다.

 

이들은 빛이 적은 남극 환경에 적응하려고 더 큰 눈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작은 친족인 아틀라스콥코사우루스는 더욱 부분적인 골격만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일반화된 소형 초식 동물로서 가장 널리 퍼져 있던 동물이라고 추측해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1993년에 발표된 티미무스는 몸길이가 3.5m인 수각류 코엘루로사우루스과로, 굉장히 가는 다리를 가졌습니다. 대퇴골 한 쌍과 척추뼈 몇 개가 발견되었는데, 뼈 구조는 나이테 같은 주기적인 성장 패턴을 보입니다. 이는 아마도 티미무스가 매년 일부 시간을 동면하며 보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더욱 최근인 2010년에는 수각류 포식자인 소형 티라노사우루스과를 찾아냈습니다. 겨우 골반뼈 하나만이 보존되어 있었지만, 거기에는 틀림없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 공룡은 길이 약 3m로 크기는 작지만 놀랄 만큼 발전된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소형 티라노사우루스과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세계적이었음을 보여 주며, 백악기 후기에야 북반구의 거대한 포식자로 대두했습니다.

 

극지 환경

공룡만의 뼈 대부분은 분해된 유골이 강물에 쓸려 내려가 비교적 잔잔한 지역에 축적되어 형성된 골층 역암에서 나왔습니다. 동시대 암석에 대한 고지자기 연구는 당시 호주가 여전히 남극에 붙어 있었고 남위 75도라는 극에 가까운 위도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곳에서는 한겨울의 어둠이 약 석 달 동안 지속되었고, 연평균 기온은 영하 6도에서 영상 5도였습니다. 현대 파충류에게는 전혀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 공룡이 살았다는 사실은 이들이 현대의 포유류처럼 온혈 동물이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극지 공룡들이 뭘 먹고살았을까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백악기 초기의 기후는 오늘날보다 훨씬 따뜻했기에 계절이 굉장히 뚜렷했다고 해도 극지에 만년설이 없었고 커다란 침엽수와 아라우카리아 소나무, 은행나무, 소철엽류, 양치류와 속새가 기반이 되는 삼림이 우거져 있었습니다. 이 식물들은 대부분 상록수였으므로 일 년 내내 식량이 풍부했겠지만, 기나긴 어두운 날들을 공룡이 어떻게 감당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양서류와 포유류 

먼 남쪽에서 발견된 놀라운 동물은 극지 공룡이 전부가 아닙니다. 최후의 양서류 분추목인 쿨라수쿠스가 세계의 다른 어느 곳보다도 이곳에서 더 오래 살아남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는 이 지역이 지질학적으로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이미 다른 곳에서는 분추목을 멸종에 이르게 한 악어들이 여기서는 물이 너무 차가워서 살 수 없겠지만 쿨라수쿠스는 낮은 수온에 적응했기 때문입니다. 쿨라수쿠스는 굉장히 큰 양서류로, 길이가 약 4m 정도입니다. 50cm 크기의 넓적하고 평평한 머리에 일부는 10cm까지 자라는 100여 개의 이빨로 무장한 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개골 꼭대기에 눈이 있어서 강바닥에 몸을 숨기고서 먹이를 기다리는 매복형 포식자였을 것입니다. 현존하는 도롱뇽처럼 쿨라수쿠스도 차가운 물을 견딜 수 있었을 것이고 부드러운 강바닥의 진흑에서 동면했을 수도 있습니다.

 

몇 개의 작은 이빨과 턱뼈 조각은 최소한 세 종류의 포유류 속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바로 비숍, 오스크트리보스페노스, 테이노로포스입니다. 이 중 가장 흥미로운 비숍은 작은 쥐 같은 동물로 원시적인 턱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최근에 정립된 오스트랄로스페니다목이라는 곤드나와 포유류 집단의 특징입니다. 오스트랄로스페니다목에는 오늘날 가장 원시적인 포유류인 단공류의 초기 조상도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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