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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공룡의 알과 새끼

by 축겜탐구 2020.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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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파충류인 공룡의 새끼는 알에서 태어납니다. 하지만 공룡이 어떻게 둥지를 틀었는지, 새끼는 잘 돌보았는지에 관한 의문은 수십 년 동안 고생물학자들을 고민하게 했습니다. 파타고니아에 있는 놀라운 둥지 자리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약 8천만 년 전인 백악기 후기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북서부에 있는 네우켄 분지의 아우카 마후에보 지역은 서쪽의 활화산 여러 개와 안데스산맥이 자라나면서 태평양에서 떨어져 나온 넓은 강 범람원이었습니다.

 

솟아오르는 산맥이 빠르게 풍화되고 침식되면서 대량의 퇴적물이 강물에 실려 동쪽으로 흘러가서 네우켄 분지에 쌓였습니다. 여기에 빠른 기후 변화 주기가 더해져서 그 지역 전체에 주기적으로 토사가 섞인 홍수를 유발했고 새로운 진흙층으로 뒤덮여 풍경이 그대로 밀봉되었습니다. 오늘날 이 퇴적층이 지표면으로 다시 드러나면서 그 비밀도 함께 밝혀졌습니다.

 

1997년에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서 발견된 루이스 치아페와 로웰 딩거스가 이끄는 팀이 아우카 마후에보에 도착해서 공룡과 조류 화석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고 곧 사막 전역에 흩어져 있는 돌조각이 풍화 작용으로 드러난 거대한 화석화된 부화장에 있는 알껍데기와 온전한 알과 둥지임을 깨달았습니다. 게다가 이 알들은 조류의 것이 아니라 용각류 공룡의 것이었습니다.

 

이 최초의 발견 이래로 수천 개의 용각류 알이 파악되었고, 아나클레토 지층의 수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지역이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둥지 자리는 지면 아래로 약 85m 깊이까지 이르렀습니다. 지층 내에서 네 개의 확실한 화석 알이 든 층이 파악되었고, 각각은 토사와 진흙으로 덮인 채 보존되어서 강이 범람했던 시기를 알려 주었습니다.

 

지도화하기

거대한 아우카 마후에보 발굴지는 공룡의 사회적 행동이 화석화된 흔적을 연구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화석 분포는 최소한 네 번의 별개 시기에 다수의 암컷 용각류 공룡들이 한데 모여 같은 장소에서 거의 동시에 알을 낳았음을 보여 줍니다. 65m2 너비에서 500개 이상의 알이 발견된 곳도 있고,  또 다른 장소에서는 1m2당 평균 11개의 알이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알을 품는 장소를 지도화하여 15~23m2당 평균 1개의 둥지가 있음을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어미 공룡이 전부 임신해서 거의 동시에 알을 낳는다고 추정할 수 있었고, 이는 아마도 부하와 새끼의 초기 성장에 유리한 조건과 일치했을 것입니다.

 

둥지 구조

한 둥지에 낳은 알은 20~40개로 딱히 특별한 배열 없이 먼저 낳은 것 위에 계속 낳았습니다. 하지만 상세한 조사 결과 가장 젊은 지층에 있는 몇 개의 둥지에서 둥지 구조에 관한 증거가 드러났습니다. 암컷이 알을 낳기 전에 모래에 파 놓았을 약 100~140cm 너비에 10~18cm 깊이의 원형이나 콩 모양의 구멍 안에 알이 들어 있었습니다.

 

알 무더기를 보호하려고 흙을 덮어 놨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나뭇잎 등으로 주위를 두르고 위를 덮어 놓았으나 보존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수천 개의 알이 있는 약 400개의 둥지를 조사한 결과 단 여섯 개에서만 이상이 발견되었습니다.

 

화석 알은 모두 비슷한 크기로 지름이 약 14cm였고, 모양은 약간 타원형에 껍질은 약 1.3mm 두께였습니다. 2001년에 온전하게 살아남은 몇 개의 알을 연구하여 그 안에 있는 화석화된 배아의 두개골 특성을 통해 이들이 용각류인 티타노사우루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껍질 안에 웅크리고 있던 배아는 코부터 꼬리까지 길이가 양 25cm였습니다. 피부 조각도 약간 보존되었는데, 이것은 일반적으로 공룡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혹 모양의 서로 겹쳐지지 않은 비늘무늬를 보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알이 그렇게 많음에도 갓 태어난 새끼나 어린 공룡들은 그 자리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그들의 조그만 뼈가 보존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시체를 먹는 동물들이 버려진 새끼의 사체를 먹어치웠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다른 공룡들

지금까지 부모 용각류의 흔적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고생물학자 호세 F. 보나파르테와 로돌포 코리아가 1993년 이 지역에서 몇 개의 다리뼈와 미터 크기의 척추뼈 및 갈비뼈를 발견하고 아르헨티노사우루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가장 확실한 추정에 따르면 이 티타노사우루스는 길이가 약 30m까지 자랐고 몸무게는 약 50톤에 달해서 당시 가장 큰 공룡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공룡 알 무더기와 둥지가 밀집되어 있다는 사실은 암컷 티타노사우루스에게 선호하는 둥지 자리 혹은 번식지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명백하게 집단 둥지가 있긴 했지만, 그렇게 커다란 용각류가 상대적으로 아주 작은 새끼들을 곁에서 돌보았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퇴적지에 발자국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아 어미는 알을 낳고서 그 자리를 떠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다른 공룡 화석 중에는 4m 크기의 수각류 사냥꾼인 아우카사우루스의 거의 완전한 골격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알이 보존된 가장 젊은 지층의 약 25m 위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티타노사우루스류와 동시대 존재는 아닐 것입니다.

 

소형 육식 공룡 드로마에오사우루스류의 이빨 몇 개도 발견되었고, 커다란 포식성 공룡인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류의 화석도 나왔습니다. 포식자 때문에 새끼들 상당수가 죽음에 이르렀을 것 같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화석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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