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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중생대의 끝

by 축겜탐구 202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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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대는 문자 그대로 쾅 하고 끝났습니다. 6,550만 년 전에 우주 공간에서 날아온 11km 크기의 암석이 멕시코만과 충돌하며 폭발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 충돌은 살아 있는 생명체의 약 30%가 사라진 대멸종과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중생대의 마지막 지질 시대인 백악기는 초대륙 판게아의 마지막 분열과 육상 생명체의 진화적 다양화로 특징지어집니다. 판게아의 분열로 해양 생명체가 다양화될 수 있는 대륙붕이 더 확장되고 해안선이 길어졌습니다. 페름기 말 멸종 이래 처음으로 생명체가 다시 번창해서 고생대 생물 다양성의 고점을 넘어섰습니다.

 

오늘날 익숙한 동식물 다수가 이미 대단히 중요한 구성원이었습니다. 육지에는 종자식물, 곤충, 조류와 초기 포유류가 있었고, 바다와 대양에서는 경골어류와 연골어류, 거북류가 번성하고 다양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생명체 역사에서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던 것처럼 엄청난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멸종 사건으로 비조류 공룡, 익룡 수많은 해양 파충류와 암모나이트가 사라진 것입니다. 1980년대에 그 흔적이 발견된 이래로 멕시코만 충돌 사건은 멸종 원인으로 널리 지목되고 있지만, 그 이상의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구비오의 이리듐

1970년대 말에 미국 지질학자 월터 앨버레즈는 이탈리아 북부의 역사 도시 구비오 아래쪽 지층에 있는 백악기/신생대 경계를 나타내는 해적 퇴적층에서 2cm 정도의 점토층을 채취했습니다. 앨버레즈는 노벨상을 수상한 물리학자인 아버지 루이스 앨버레즈에게 점토층이 퇴적된 지 얼마나 되었는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고, 루이스는 일반적으로 거의 일정한 속도로 지구에 떨어지는 조그만 미소 운석에서 축적되는 백금족 원소를 통해 지구 화학적 특성을 확인해 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구비오 점토를 분석하니 백금족 원소인 이리듐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이리듐은 지구 지각에는 대단히 드물지만 혜성과 소행성에는 풍부합니다. 점토안의 이리듐 농도는 주변부 수치에 비해 약 30배나 높았습니다.

 

 앨버레즈 팀은 1980년대에 자신들이 발견한 것을 발표하면서 유일하게 합리적인 해석은 이리듐이 지름 10km 정도로 추정되는 대단히 큰 외게 소행성에 의해 지구 대기에 들어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경계 점토층에서 발견한 수정과 조그만 유리 소구체를 제시했습니다. 그들은 이것이 충돌로 인한 열과 압력으로 형성되었다고 믿었고, 충돌 때문에 공룡이 멸종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처음에 이 어마어마한 앨버레즈 가설은 과학계를 분열시켰습니다. 회의론자들이 제시한 가장 중요한 반박 중 하나는 그 연령대로 확인된 충돌구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앨버레즈 팀은 당시에 알지 못했으나 충돌구는 1978년에 이미 항공 자기 측량을 통해서 멕시코 유카탄반도 아래 깊은 곳에 감추어진 커다란 구조로 발견된 상태였습니다. 1990년이 되어서야 캐나다 지질학자 앨런 힐데브랜드가 충돌구의 존재를 알았고 중생대 말 것이라고 연대를 확인했습니다.

 

충돌과 그 영향

칙술루브 충돌구는 현재 1조 톤의 트리니트로톨루엔에 버금가는 에너지를 방출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깊이 약 12km에 지름 약 100km인 구멍을 만들고 주변으로 8km에 걸쳐 산들이 생겼다가 곧장 무너져 180km 거리까지 일련의 외륜을 만들었습니다. 약 5만km3의 부피의 분쇄된 석회석이 미세 먼지와 용해된 암석의 작은 조각, 부서진 석영과 기타 광물 조각 형태로 대기 중에 퍼졌습니다.

 

엄청난 열기가 미국 전역을 휩쓸어 숲을 불태우고 살아 잇는 모든 생명체를 태웠습니다. 산불에서 나온 검댕이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햇빛을 막아 기온을 낮추었습니다. 충격파는 엄청난 지진과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켰습니다.

 

충돌 열 시간 후, 파도는 거대한 높이로 미국 동부 해안가에 도달해서 내륙 깊은 곳까지 휩쓸어 살아남은 생물들을 수장시키고 해저 퇴적물로 육지를 뒤덮었습니다. 엄청난 열기로 해저 퇴적층에 있던 수억 톤의 탄소와 이산화황이 대기로 방출되었습니다. 이산화황은 수증기와 섞여 넓은 지역에 산성비로 내렸고,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로 충돌 초반의 기온 저하 이후 장기적인 기후 온난화를 일으켰습니다. 

 

데칸 용암 대지

하지만 대멸종에 대한 모든 책임을 칙술루브 충돌에만 돌리는 것은 실수일 수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중생대 동물군 다수가 이미 이 무렵에 장기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고, 충돌이 인도 데칸 지역의 거대한 대지 현무암의 폭발과 동시에 일어났음을 지적했습니다. 이것은 지구 역사상 가장 큰 화산 폭발이었을 것입니다.

 

약 800만km3의 현무암성 용암이 분출되어 약 150만km2를 뒤덮고 일부 지역에서는 2km 이상의 높이까지 쌓였습니다.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어 세계 기후를 온난화시켰고, 바닷물도 산성화되어서 백악기 말 멸종에 중대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페름기 말에 시베리아 용암 대지가 고생대의 끝을 가져오는 데 일조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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