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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팔레오세-에오세 최대 온도

by 축겜탐구 20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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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0만 년 전쯤 해수면 온도가 4~9도 정도 급격히 상승해 빠르게 기후 변화를 일으켰고 전 세계 포유 동물상을 크게 재편했습니다. 만약 이런 사건이 다시 일어난다면 현재의 지구 온난화보다 더욱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해양과 대륙의 암석 기록 모두에는 약 5,580만 년 전에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급격히 상승해서 팔레오세가 끝나고 에오세가 시작되었음을 알려 주는 증거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팔레오세-에오세 최대 온도 또는 PETM이라고 알려진 이 사건은 대량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어 심각한 온실 효과가 일어난 것과 관계있습니다. 이렇게 먼 옛날에 일어난 이 세계적인 기후 위기는 빙하기나 인공적인 영향과는 아무 상관이 없을 텐데,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일을 일으킨 걸까요?

 

메탄과 그 출저

이 시기에 형성된 탄산염암을 지구 화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서로 다른 탄소 동위 원소들의 비율이 갑자기 바뀌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대량의 가벼운 탄소 동위 원소들이 대기 중으로 쏟아져 들어갔음을 암시합니다. 이 사건을 탄소 동위 원소 변동이라고 합니다.

 

이 갑작스러운 대기 중 탄소량 증가를 설명하고자 다양한 기제가 제시되었습니다. 어떤 계산에 따르면 최소한 1조 5천억 톤의 탄소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방출되었습니다. 이것은 당시 화산 폭발만으로 배출되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었습니다.

 

하지만 북대서양의 형성과 관련된 화산 활동으로 해저에 이미 존재하던 탄소가 가득한 퇴적층이 폭발했고, 여기서 메탄이 방출되어 갑작스러운 지구의 기온 상승과 탄소 동위 원소 변동을 일으켰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가설은 대량의 토탄과 석탄이 저장된 층이 전 세계적인 산불로 타면서 탄소가 방출되었다는 것이지만, 이런 대규모 화재가 일어났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지구의 공전 궤도가 변했다거나 심지어는 탄소가 풍부한 혜성이 충돌했거나 부서졌다는 것도 가능성 있는 설명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생명체의 대응

전체적으로 PETM이 해양과 육상 생명체 모두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화석 증거는 풍부합니다. 해양 환경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서 유공충류라고 하는 해저에 사는 단세포 동물이 멸종하는 도미노 효과를 일으켰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육상에서, 특히 당시 식물과 포유류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영향 중 하나는 종자식물의 잎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에서 매끄러운 모양으로 바뀐 것입니다. 속씨식물에서 따뜻한 기후와 가장자리가 매끄러운 잎, 차가운 기후와 가장자리가 들쑥날쑥한 잎의 관계는 1915년에 처음 알려졌습니다.

 

이것은 관련된 식물종에 따라 독립적으로 적용되며, 그 이래로 고대의 기온 변화를 대리 측정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북아메리카의 식물 화석 기록 역시 기후가 점차 따뜻해지면서 많은 식물종이 더 높은 고도의 북쪽으로 크게 이동했음을 보여 줍니다.

 

살아남은 파충류들은 더 따뜻해진 기후의 확실한 수혜자였습니다. 냉혈 동물인 그들은 활발하게 움직이려고 주위의 열에 훨씬 더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PETM은 2009년에 콜롬비아에서 발견된 거대한 뱀 티타노보아 같은 특이한 대형 냉혈 파충류의 진화와 관계있을 수 있습니다. 무게는 1톤 이상에 추정 길이가 13m에 달하는 티타노보아는 생존하는 데 열대 기준으로도 엄청나게 뜨거운 온도를 필요로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PETM은 북반구 대륙인 북아메리카와 유럽, 아시아 전역에 여러 종류의 현대 포유류 집단을 퍼뜨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십여 년간 포유류 치아의 에나멜질을 이용한 측정을 통해 대륙 기온이 2~7도 정도 올랐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치아 에나멜질 분석 

포유류의 치아 에나멜질이 어떻게 대기 온도의 대리 측정물이 될 수 있을까요? 여타 뛰어난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이 측정법은 특정 원소의 동위 원소 비율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 경우에는 화석 유해에 있는 일반적은 산소와 16O와 조금 더 희귀한 18O의 비율을 측정합니다. 

 

빗물에 있는 18O의 양 변화는 강수 당시의 대기 온도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양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이 빗물을 식물과 동물이 식수로 직접 섭취하거나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먹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섭취합니다.

 

결국 산소 동위 원소들은 몸에 들어와서 연조직과 치아 같은 경조직에 쌓이고, 인산염과 탄산염 화합물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치아는 포식자나 시체를 먹는 동물의 배 속으로 들어가 분해되지 않기에 화석으로 보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와이오밍주 빅혼 분지 지층에서 발견한 치아에 관한 최근 연구에서 네브래스카 대학 링컨 캠퍼스의 로스 세코드가 이끄는 과학자 팀은 물과 음식을 섭취하는 방식의 차이로 생길 수 있는 혼돈을 최소화하고자 페나코두스라는 고대 초식 유제류 한 종의 치아만을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치아 분석 결과 CIE가 있기 약 1만 2천 년 전에 무거운 18O가 대량 증가했고,  CIE 때 다시 한번 무거운 산소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CIE 이전의 대륙 온난화에 관한 최초의 증거이고 당시의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북대서양 형성으로 인한 화산 활동이 먼저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그다음에 메탄을 방출하여 2단계로 전 세계적인 온도 상승이 일어났다는 메탄 우선 가설을 뒷받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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