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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별들이 반짝이는 이유에 대해서

by 축겜탐구 202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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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광학 도구의 도움 없이 관찰할 수 있는 별은 6천개 정도가 됩니다. 그러나 모두 한 번에 다 볼 수는 없는데요. 별의 반은 남반구에서만 보이고, 수평선 가까이 위치한 별들은 모두 볼 수 있으며, 몇몇 별들은 완전히 어두운 하늘에서만 관찰이 가능합니다. 결국 장애물 없이 투명하고 어두컴컴한 밤하늘에서 우리가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2,000여 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밤하늘에 반짝이는 많은 별들은 여전히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어째서 별들은 반짝일까요? 언제나 똑같이 빛을 내보내고 있는데 말입니다. 소위 '변광성'이라고 하는 변화는 특정 측정기구를 통해서 관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변광성의 빛은 빠르게 깜빡거리는 게 아니라 그보다 훨씬 느리게 변화합니다. 별빛은 지구에 다다르는 마지막 순간 때문에 깜빡거리게 됩니다. 수천 조 킬로미터의 텅 빈 우주를 관통한 별빛은 마지막에 지구 대기에 들어섭니다. 대기는 빛을 약간 굴절시킵니다. 공기 역시 계속해서 움직이고 지면 바로 가까이에서 더욱 심하게 요동치는데, 그 와중에 항성의 광선은 여기저기서 굴절을 계속하므로 안정된 광점이 아닌 반짝이는 별이 됩니다.

 

하지만 밤하늘에는 반짝이지 않고 밝고 분명하게 빛을 발하는 물체도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행성들입니다. 육안으로도 우리는 수성, 금성, 화성, 목성 그리고 토성을 볼 수 있습니다. 작은 행성인 수성은 찾아보기가 조금 어렵지만, 나머지 다른 행성들은 아주 밝게 빛납니다. 이웃 행성인 금성은 쉽게 눈에 들어오죠. 태양과 달 다음으로 하늘에서 세 번째로 밝은 물체입니다. 하지만 행성의 빛은 왜 반짝거리지 않을까요. 별빛이 그랬던 것처럼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빛에 끊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둘의 차이는 거리에 있습니다. 하늘에 보이는 행성들은 태양계의 일부로, 지구와 마찬가지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이에 수성이, 그리고 금성과 지구가, 그 다음에 화성과 목성 그리고 토성이 위치합니다. 물론 행성들도 인간적인 척도로 봤을 때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금성의 경우는 4천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토성은 7억 4천 6백만 킬로미터나 멀리 있습니다. 하지만 항성까지의 거리를 측정해봤을 때 행성과의 거리를 두고 멀다는 말은 할 수 없습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센타우르스자리 프록시마는 4만조 킬로미터 멀리 있습니다. 이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보다 270,000배 더 먼 거리로,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 빛도 이 거리를 지나기 위해서는 4년이 걸립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다른 별들은 이보다도 멀리, 더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항성들은 가스로 된 엄청나게 큰 구체 덩어리입니다.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에 작은 점으로 보일 뿐이며, 대형망우너경으로 천문학자들이 관찰할 때도 그 이상으로 살펴볼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소형망원경으로만 봐도 하나의 점이 아니라 밝은 원반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주 밝게 빛나기에 자세한 모습을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항성의 빛은 우리에게는 하늘에 박힌 하나의 점으로 보이며, 움직이는 대기층에 굴절되어 반짝입니다. 반면 행성의 빛은 하늘에 박혀 있는 하나의 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의 길은 행성판의 다양한 장소에서 시작합니다. 여러 장소에서 행성의 빛은 단 하나가 아닌 여러 갈래로 대기권에 들어와 서로 다른 굴절을 겪습니다. 수많은 우발적인 광선의 교란이 모두 함께 서로 상쇄되면서, 마지막에 가서 우리는 안정적으로 빛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특별한 대기의 성질을 '시상'이라고 부릅니다. 시상이 좋다는 말은 대기가 안정적이어서 별이 크게 반짝거리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궁극적으로 가능한 가장 선명하고 정확한 모습을 관측해야 하는 천문학 연구에 시상은 매우 중요합니다. 반짝이는 별은 연구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촬영하는 동안 계속해서 이리저리 튀어다니기 때문에 얼룩지고 선명하지 못한 사진밖에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높은 산에 올라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위쪽의 공기는 지표면 근처보다 덜 요동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큰 천문연구소들은 모두 칠레의 황야지대나 하와이 화산의 정상 등, 지표면보다 4,000미터 이상 높은 산맥이나 고지대에 세워져 있습니다.

 

많은 천문대에서는 '적응광학'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사용합니다. 아주 강력한 레이저로 하늘에 밝은 광점을 투사합니다. 이렇게 생긴 인공별은 진짜 별처럼 반짝거립니다. 다만 레이저별의 반짝거림은 정확히 측량할 수 있습니다. 그 측량 데이터를 슈퍼컴퓨터에 전송하면, 컴퓨터가 다시 데이터를 망원경 렌즈로 전달합니다. 이때의 렌즈는 고정된 게 아니라 변형 가능한 렌즈입니다. 빛이 정확한 형태를 갖추게 되면, 이 렌즈를 사용해 반짝거리는 원인이 되는 빛의 교란을 없앨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렌즈는 1초에 100번까지 자신의 형태를 변형합니다. 그렇게 망원경의 렌즈는 별과 함께 반짝거려, 마지막에 가서는 하나의 안정된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우리 눈에는 이러한 최신 기술이 장착되어 있지 못하므로, 반짝거리는 별을 보는 데 만족해야 할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보이는 별이 매우 아름다울뿐더러, 그 상태에서도 항성과 행성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늘에는 인공위성과 같은 인공 천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위성들은 행성보다 작고 지구에 훨씬 가까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수백 킬로미터 떨여져 있을 뿐입니다. 가깝기 때문에 반짝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빛을 발합니다. 하지만 행성이나 항성에 비해 훨씬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성들은 자신의 궤도를 따라 지구를 돌면서 짧은 시간동안만 태양 빛을 반사했다가, 다시 빠르게 사라집니다. 전형적인 위성의 경우 갑작스레 하늘 어디선가에 나타났다가, 다시 자신의 궤도를 그리면서 갑작스레 다시 어두워져 완전히 사라집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우선 반짝거리는 것은 언제나 별입니다. 그러나 계속 똑같이 밝은 빛을 내고 있으면 행성입니다. 또 반짝거리지는 않더라도 하늘에서 빠르게 이동한다면 그것은 인공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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