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형성
지구의 달은 유별납니다. 태양계에 있는 위성과 모 행성의 크기를 모두 비교했을 때 지구와 달의 관계는 단연 두드러집니다. 달의 지름은 지구 지름의 약 28%로 모 행성에 대한 비율이 가장 큰 위성입니다. 다음으로 비율이 큰 위성은 해왕성의 최대 위성 트리톤입니다. 그러나 트리톤의 지름은 해왕성으 5%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구의 달은 100개가 훨씬 넘는 태양계 전체 위성 중에서 다섯 번째로 큰 위성입니다. 지구는 여덟 행성 중에서 다섯 번째로 크죠. 이것은 달이 다른 곳에서 형성된 후 중력에 의해 지구로 붙잡혀 왔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는 달이 너무 큽니다. 찰스 다윈의 아들 조지 다윈은 달이 지구에서 분리된 것이며 지금의 태평양이 달이 떨어져 나간 자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날 달의 기원에 관한 가장 유력한 가설은 인간의 나이로 치면 지구가 소년이었을 때 화성 크기의 행성과 갑자기 충돌하면서 달이 생겼다는 설입니다. 천문학자들은 그 사라진 천체를 테이아라 부릅니다. 그 재앙을 초래한 충돌로 달이 생겨났다는 가설을 거대 충돌설이라 합니다. 거대 충돌은 지구가 생성되고 5,000만 년에서 1억 년 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충돌로 생긴 파편들이 나선형 궤도를 그리는 고리를 만들었고, 중력에 의해 그 물질들이 뭉쳐져서 결국 달이 됐다는 것입니다. 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압축한다면 달은 하루가 시작된 지 10분 만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거대 충돌설에 의하면, 달의 핵이 유난히 작은 이유와 밀도가 지구보다 낮은 이유가 설명됩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테이아에서 나온 가장 무거운 물질은 지구 가까이에 머물렀고 가벼운 물질은 외부로 방출돼 달에 융합됐습니다. 지구는 태양계에서 밀도가 가장 높은 행성인데, 지구가 만들어진 후에 테이아에서 나온 물질이 지구에 추가됐다고 한다면 앞뒤가 들어맞습니다. 거대 충돌설은 달이 과거에는 액체 상태였을 것이라 추정하는 이유도 뒷받침해줍니다. 즉, 바깥 고리를 구성하던 물질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 암석이 용해됐을 것입니다.
아폴로호가 채집한 달 암석에서도 추가 증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달은 대부분 테이아의 물질로 형성됐으므로 지구 암석과 달의 암석은 분명한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2014년 발표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아폴로호가 채집한 암석 표본의 산소 혼합비가 지구 암석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달의 모습
달의 지도를 보면 꿈의 바다, 무지개만, 행복의 호수 등 시적인 지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실제로 달은 공기가 거의 없는 아주 척박한 곳입니다. 얇은 대기층은 코끼리 5마리 무게보다 가볍습니다.
달의 독특한 표면에는 바다라 불리는 어두운 지대가 군데군데 불규칙하게 뻗어 있습니다. 지구에서 보면 달의 바다는 사람 얼굴처럼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수나무 아래 방아 찧는 토끼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달의 바다는 물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닙니다. 물이 있었던 곳도 아닙니다. 달이 탄생하던 격동기에 방대한 용암 용액이 저장됐던 곳인데, 그 용암이 냉각되고 굳어서 생긴 지형입니다. 달의 바다에는 사발 모양의 분화구 수천 개가 깊이 패여 있습니다. 수십억 년에 걸쳐 미행성체가 달의 표면 여기저기에 충돌해서 남긴 자국입니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은 주기적으로 모양을 바꿉니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대신 달은 거대한 거울처럼 태양빛을 반사해서 비춥니다. 우리에게 반사되는 빛의 양은 달이 지구 주위를 돌면서 달라지는 위치에 따라 결정됩니다.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위치하면 모든 빛이 달의 반대편 면을 비추므로 우리 눈에는 달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를 삭이라 부립니다. 달이 차츰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해 갈수록 우리는 달의 밝은 면을 더 많이 보게 됩니다. 2주 정도 지나면 태양으로부터 받은 빛을 모두 지구로 반사합니다. 이때가 망이라 부릅니다. 되돌아가는 여정 길에 오르면 지구를 마주 보는 면에 비추는 태양빛은 점점 줄어듭니다.
달의 자전과 공전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같은 면만 보이니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달이 자전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달은 나름의 자전축을 기준으로 자전합니다. 단지 지구 둘레를 공전하는 주기와 자전하는 주기가 27.3일로 정확하게 같을 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물건 하나를 지구라고 생각하고 바닥 위에 높아봅니다. 그 물건을 계속 마주보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돌아봅니다. 처음에 출발했던 지점에 돌아와 보면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돈 것만이 아니라 제자리에서 한 번 회전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앞에 보이는 벽에 시선을 두고 한 바퀴 돌아봅니다. 제자리에서 회전했을 때처럼 방 안의 네 벽면 각각을 마주 보게 될 것입니다.
달이 이처럼 행동하는 이유는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같은 동주기 자전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달의 자전 속도는 원래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속도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중력에 의해 달이 지구 쪽으로 미세하게 잡아당겨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조석 팽창처럼 달의 한쪽이 다른 쪽에 비해 조금 부풀어 올랐습니다. 지구가 우선적으로 부풀어 오른 부분을 잡아당긴 결과 달의 자전 주기가 서서히 느려졌고, 마침내 공전 주기와 같아지게 됐습니다.
달의 위상이 변하는 주기는 공전 주기 27.3일보다 조금 더 깁니다.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까지는 29.5일 걸립니다. 시간 차이가 생기는 까닭은 지구에서 보름달을 볼 수 있으려면 지구, 달, 태양이 모두 일직선상에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달이 분주히 지구 주위를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의 주위를 돕니다. 따라서 다시 일직선상에 놓이려면 지구가 한 달 동안 태양 주위를 돌면서 추가로 움직인 거리만큼 달도 더 이동해야 합니다. 그 거리를 보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일입니다.
동주기 자전은 우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목성이나 토성의 여러 위성도 모 행성에 대해 동주기 자전을 합니다. 다른 행성계의 행성들도 모 항성에 대해 동주기 자전을 합니다. 동주기 자전을 하는 행성의 경우, 한쪽 반구는 뜨겁게 타오르고 반대편 반구는 추위가 계속되므로 생명 존재 가능성을 두고 천문학자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일고 있습니다.
달이 중요한 이유
문화마다 달을 둘러싼 이야기가 다양합니다. 어떤 이야기는 수천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까닭에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전설과 과학적 실체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달이 인간의 행동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은 늑대 인간이나 달만 뜨면 이상해지는 미치광이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조산사들은 보름달이 뜨는 날, 분만실이 더 붐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는 업습니다.
대부분의 주장은 달의 중력을 이유로 들먹입니다. 보름달일 때 달의 중력이 더욱 강해져서 우리 몸속에 있는 물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을 떄는 대체로 보름달이 뜨는 날이 아닙니다. 오히려 삭일 때 지구와 달 사이 거리가 가장 짧습니다. 그런 면에서 달은 지구상의 생명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이웃이 건네는 안내의 손길이 있엇기에 인간은 달을 보며 경탄할 수 있었다고 많은 과학자가 말합니다.
달은 지구의 계절의 안정된 패턴을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그뿐 아니라 지구에 생명체가 발생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생성 초기 달은 지금보다 지구에 15배 더 가까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강력한 달의 중력은 괴물 같은 조석을 일으켜 지금보다 훨씬 빈번하게 바닷물이 수백 킬로미터 내륙까지 덮쳤습니다.
또한 어떤 학자들은 바닷물에 뒤덮였던 육지에서 생명이 시작됐으리라 추정합니다. 육지와 바닷물이 뒤섞이면서 생물 작용의 기본이 되는 요소들이 생명체로 발달할 수 있는 형태가 됐다는 것입니다.
달은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늦추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10억 년 전 18시간이던 하루가 지금은 24시간입니다. 제자리를 지키고 있던 바닷물이 달의 중력에 의해 밀물이나 썰물이 되면 해저 바닥과 마찰을 일으킵니다. 그 마찰로 지구의 자전 에너지가 서서히 약해집니다. 대양으로 이동된 에너지는 적도 지방의 열이 극지방으로 운반될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지구 전체의 온도 폭이 상당히 작아집니다. 이처럼 달의 도움으로 지구에 생명체가 발생했을 때 다양한 종으로 진화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유지됐습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감소하면서 달은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조석 변화가 과거보다 심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이유에서도 지금의 지구 환경이 더 안정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아폴로호가 달에 남겨두고 온 실험 장비를 이용하면 달이 지구에서 얼마나 빨리 멀어지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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